신지 않아 때가 묻지 않은 신발은 진정으로 나의 것이 아니다.
당연하지만 흰색 신발은 영원히 흰색일 수 없고 또한 그래서도 안 된다.
뉴올리언스로의 여행, 예상치 못한 소나기를 맞았던 날, 잔디밭 볼링을 하며 보낸 한나절의 풀 얼룩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.
거꾸로 말하면 흰색 신발은 그렇게 된 후에야 그들 고유의 열반에 다다르는 것이다.
나는 이 이론을 몇 년 전 한여름 날 특별히 옷을 잘 입는 한 친구와 마주쳤을 때 확인하게 되었다.
회색 슈트에 노란색 넥타이, 흰색 벅스 차림의 그는 그야말로 완벽해 보였다.
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그의 흰색 신발 한 짝에 묻어 있는 거무스름한 발자국이 보였다.
놀라웠다. 그 얼룩, 다른 모든 것들이 완벽한 그 맥락 속 하나의 흠집은 거의 감동적이었다.
그는 무엇이 중요한지 알았던 것이다.
예기치 못했던 효과를 포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.
우리는 자신의 이력을 솔직히 드러내는 존재들에 끌린다.
권투 선수의 부러진 코뼈, 약점을 지닌 영웅들, 나이 들어가는 가수의 목소리.
그렇다.
프레드 아스테어는 새 옷 티가 안 나도록 슈트를 벽에 내던지곤 했다지 않는가.
이 거물은 슈트란 새 옷이 아니라 입고 지낸 옷처럼 보여야 함을, 그것을 만든 재단사가 아니라 입은 사람을 반영해야 함을 알았던 것이다.
우리는 잘 차려입은 사람이 명백하게 드러내는 허점들을 신뢰한다.
그가 자신의 셔츠 칼라가 닳았다는 사실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그리하게 되는 것이다.
데이비드 코긴스 『맨 앤 스타일』 p111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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